삐섹 오픈 하우스 “벨리바” 문을 열다.
감회가 깊다.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찻집 “벨리바”(Velryba – “고래”란 뜻의 체코어이다.)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1월 7일 오후 1시에 문을 열었다. 1994년도 어느날 첫만남을 시작으로 동유럽 선교의 원대한 꿈을 가지고 1999년 “체코-한국 선교센터”를 조직하기까지 수많은 대화와 기도로 함께 하던 나의 동역자이며 동시에 신앙의 선배로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파벨 호이까 목사님이 저 하늘나라에서 함께 감격하며 웃고있는 모습이 곳곳에 묻어남을 느꼈다.
삐섹 오픈 하우스 “벨리바”는 청소년, 청년, 어린아이가 있는 주부,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찻집이다. 찾아 다니며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도의 대상들이 매우 흥미로운 찻집 “벨리바”로 모이게 하고 그리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벨리바”는 술과 담배를 팔지도 하지도 않는 찻집이다.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독서와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하고 청결한 공간이며 교양을 고양시키고 건전한 관심을 유도하는 삐섹 시민의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각종 프로그램은 한국기독교인들과 체코기독교인들에 의해 다채롭게 제공될 것이다.
“벨리바”는 고래라는 뜻이지만 동시에 요나를 삼킨 큰 물고기를 상징한다. 무신론적인 분위기의 사회에 기독교의 거부감을 최소화 하는데 초대교회 순교자들의 지혜가 동원된다. 물고기 모양의 로고는 기독교의 복음을 상징한다. 이 찻집은 단순한 찻집이 아니다. 찻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큰 물고기 속에 들어간 요나이다. 거기서 그들은 기독교의 복음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것이다. 헌신된 일꾼들을 통해 복음의 가치로 변화 받은 삶의 모습을 눈으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사랑과 친교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토록 비판적이던 기독교에 대해 전혀 새로운 기독교의 모습을 발견하고 회개가 있을 것이다. 이 헌신된 일꾼들은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존경하는 파벨 호이까 목사님의 양들이다. 지도자를 잃은 그들은 흩어지지 않고 그 목사님의 아들 평신도 지도자 빅토르 호이까를 중심으로 더 훌륭한 일꾼들로 성장했다. 이것으로 우리는 먼저 세상을 떠나신 호이까 목사님을 평가할 수 있다. “벨리바”를 통해 배출되는 새로운 기독교인은 빅토르 호이까의 엘림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양육이될것이다.
이처럼 전도와 복음의 수용 그리고 성장으로 이끄는 새 신자 양육 과정의 경험은 엘림교회만의 소유가 아니다. 이 경험을 기존의 전통교회에 접목시키고 닫힌 교회들이 열려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토대로 만드는 역할은 나의 몫이다.
1월과 2월은 홍보기간으로 삼고 찻집운영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2월에 3월 프로그램이 계획된다. 아마 첫 프로그램은 파리장로교회(목사 이극범) 선교부에서 조직한 성악가와 기악가들의 콘서트가 될 예정이다. 성지 사진작가와의 좌담회, 영화 연출가와의 좌담회, 각종 콘서트, 경연대회,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한국의 날… 오픈 하우스의 선교 뜻에 공감해서 동참하려고 하는 이들이 줄을 잇고있다. 1월 7일 오픈을 앞두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꾼을 하나님께서 미국에서 보내주셨다. 고등학교 때 미국 유학을 떠나 10여년간 바이올린을 전공하던 유한승 형제가 선교의 뜻을 가슴에 품고 체코 프라하로 왔다. 그것도 뜻 깊은 날 성탄 전야 저녁 예배를 찾아와 첫만남이 이루어졌다. 1월 7일 그의 역할은 모든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백인이 아닌 사람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게다가 전문 음악가이니 체코인들이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호감이 가는 일꾼이다.
당분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8시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나 오후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오전에 어린아기가 있는 부인들과 노인들을 위해 문을 열 계획이다.
“벨리바”는 선교 베이스이며 체코의 교회선교의 실험실이다. 정상을 정복하는 산악인들에게 베이스 캠프가 절대로 중요하듯 자신의 야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비전을 위해 일하는 선교사들을 위해 오픈 하우스 “벨리바”는 베이스 캠프로 그들을 섬기길 원한다.
“벨리바”는 모든 선교 프로그램 실무자 “밀란”과 찻집운영실무자 “밀린다” 두 명의 정식 직원을 두고있다. 위치는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100키로미터 떨어진 인구 3만명의 도시 삐섹(Pisek)이다.
인적인 자원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이곳에서 단기 또는 장기 사역의 뜻이 있는 분들 그리고 물질로 기도로 동참을 원하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내부수리를 위한 인력봉사와 필요한 물품을 헌금한 엘림교회 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첫날 첫번째 찻집손님으로 방문한 프라하 꼬빌리시 한인교회 총무 송종식 집사님과 정남례 집사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이 사역을 위해 익명으로 헌금을 하며 돕는 손길도 있다. 이 모든 분들의 기도와 관심에 감사드린다.
잊을 수 없는 분들은 부족한 사람에게 신뢰를 가지고 기도로 물질로 후원하는 여전도회 전국연합회를 비롯한 교회들이다. 8년이 지나도록 선교의 결과를 재촉하지않고 묵묵히 기도하며 어려울 때 마다 기대이상으로 돕는 분들이다. 이 분들이 없었으면 감히 그렇게 오랜 시간을 가지며 이 사역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사람을 위해 바로 옆에서 함께 기도하며 의논하는 프라하 꼬빌리시 한인교회 교우들은 나의 동역자, 나의 사역의 반려자이다. 교우들께 마음 깊이 의지하며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1994년부터 이 사역의 발걸음을 인도하신 분 우리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
2002년 1월 7일
삐섹에서 프라하로 돌아와
이 종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