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예배 (2021년 10월 17일)
- 출애굽기 29장 42-46절
- 설교자: 류광현 목사
- 그들 중에 거하려고 - 출29,42-46.docx
<출애굽기 29:42-46>
42 이는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 회막 문에서 늘 드릴 번제라 내가 거기서 너희와 만나고 네게 말하리라
43 내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과 만나리니 내 영광으로 말미암아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
44 내가 그 회막과 제단을 거룩하게 하며 아론과 그의 아들들도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며
45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46 그들은 내가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성도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행하고나서 후에 그렇게 한 이유를 설명해줄 때가 있습니다.
아빠가 그때 그렇게 한 것은 이러이러한 것을 위해서였어!
오늘 본문 마지막절에서 하나님도 그런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내가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해 낸 것은 그들 중에 거하기 위함이었어!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과 함께 계시려고 그들에게 구원을 베푸셨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하나님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그때 너에게 그렇게 행한 것은 네 안에 거하기 위함이었어! 네 안에 내 거처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어!
그들 중에 거하시는 것, 또 우리 중에 거하시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사람과의 관계는 함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창세기 기자는 사람이 거하던 에덴 동산이 또한 하나님이 거니시는 곳이었음을 말합니다.
인간 세계에 죄가 들어오면서 발생된 가장 큰 변화이자 문제는 이제 더이상 하나님이 사람들 사이에 함께 거하시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죄인들 가운데 함께 거하실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또한 역사는, 하나님이 거기서 멈추지 않으셨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한 새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또한 모세를 부르셔서 아브라함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파라오의 손아귀에서 구원하시고, 그들과 언약을 맺어 그들의 하나님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 중에 거하려고, 즉 다시 그들과 함께 거하시기 위함이라 말씀하십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죄인들 가운데 함께 거하실 수 없다 했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함께 거함’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조치들을 지시하십니다.
먼저 장소.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을 만들게 하십니다.
그것이 성막, 혹은 회막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또한 의식.
죄 가운데 있는 인간이 자기 죄를 씻고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는 여러 희생제사의 방식과 도구와 지침들이 제시됩니다.
또한 사람.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를 매개하는 역할을 위해 제사장들이 세워집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사람간의 만남을 매개하는 이 장소와 도구와 사람에 대해 정기적으로 그것을 거룩하게 하는 의식을 행하도록 명령하십니다.
왜 이렇게 복잡하고 깐깐한 규정들을 제정하셔서 사람들을 힘들게 하시냐구요?
오히려 이렇게 질문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하나님은 굳이 그들과, 또한 우리와 만나고자 하실까?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기 백성들 가운데 그분의 거처를 마련하고자 하실까?
다분히 이것은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냥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며 우리와 관계 맺으셔도 돼요.
하나님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세요. 멀리서도 뭐든 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달라요. 보이지 않으면 잊어버립니다. 물리적 거리가 심적 거리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 그분의 거처를 두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너희가 나에게 올 수 없으니, 내가 너희에게 가겠다! 죄가 나와 너희 사이를 가로막고 있지만, 그것을 뚫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길을 내가 제시해 주겠다! 보아라, 나의 거처가 너희들 가운데 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만나자!
여러분 하나님의 마음을 아시겠습니까? 우리와 함께 있기 원하시는 그분의 마음을…
복음서 기자 마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것의 의미를 바로 이 맥락에서 제시합니다.
“이 모든 일이 된 것은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이르시되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1:23)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는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복음서 기자 요한은 우리가 이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까이서 보아 알게 되었다 말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요1:14,18)
복음서 기자 마가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세우신 이유 중 하나를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심’이라 말합니다(막3:14).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가까웠음을 아시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14:16-17)
예수님은 인류 역사의 한 시기 한 지역에 일부 사람들 가운데서 잠시 함께 계시다 가시지만, 그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된 사람들 속에는 영원한 하나님의 거처가 마련되고, 거기에 성령이 오셔서 하나님이 그들과 영원히 함께 거하시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해 사도 바울은 권면합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온전히 회복하시는 날, 그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이루어질 일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라”(계21:3-4)
이 모든 성경의 말씀들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거룩하신 하나님, 그럼에도 죄인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그럼에도 우리를 품어주시는 하나님,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를 돕고자 하시는 그 하나님이 오늘 여기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기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있기 위해 오늘날 우리는 과거처럼 복잡하고 번거로운 희생제사를 반복해서 드려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모든 죄인들을 위한 영원한 희생제물이 되셔서 친히 피흘리심으로, 죄인인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10:19-20)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5:16)
이 히브리서 기자의 권면을 따라,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내 마음 중심에 모시고, 하나님께 나아가길 힘쓰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
기도하시겠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 가운데 거하기 원하시는 당신의 마음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당신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먼 거리와 장벽을 뚫고 우리에게 오셨으니, 이제 우리가 성령 안에서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를 드리며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