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운데 오신 생명의 빛

<요한복음 1:1-14>

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4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5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6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7 그가 증언하러 왔으니 곧 빛에 대하여 증언하고 모든 사람이 자기로 말미암아 믿게 하려 함이라

8 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자라

9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10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11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13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넷째 주일,

이 앞에 촛불이 네 개가 켜졌습니다.

이제 며칠 후면 성탄절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빛으로 세상에 오신 날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보통의 인간들처럼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들처럼 한 인간으로 이 땅에 사셨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오늘 본문 14절이 그 의미를 요약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여기 ‘말씀’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Logos’ 인데,

이 단어는 요한복음 첫머리부터 등장합니다.

태초에 말씀(로고스)이 계시니라

이 ‘로고스’라는 말은 복음서 기자 요한이 처음 만들어낸 말이 아니라,

당시 동부 지중해 문화권의 여러 종교와 철학들 속에서 폭넓게 사용되던 말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이 ‘로고스’란 말은 ‘우주를 통괄하는 이성적인 원리’(스토아)를 의미했고,

또 어떤 이들에겐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적인 계획’(필로)을 의미했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러한 시대적, 사상적 맥락 속에서 이 단어를 의도적으로 택해 사용하면서도,

거기서 더 나아가 이 말을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갖는 의미와 연결시키고,

또 더 나아가 무엇보다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지어 사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그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로고스’임을 선언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여기 ‘태초에’라는 표현은 창세기 1장 1절을 연상시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지만 이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에’는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보다도 앞선 시점을 가리킵니다.

천지만물이 창조되기 이전에 ‘그 말씀’이 계셨습니다.

태초부터 계시던 그 말씀이 하나님의 천지창조에 관여했습니다.

그 말씀은 시간과 역사의 한계 밖에 계시는 영원한 존재입니다.

그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라 합니다.

그 말씀이 하나님이 어떤 분임을 드러내고,

그 말씀이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행한다,

그 말씀이 ‘하나님의 자기-표현’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는 뜻입니다.

영원 속에 계시던 분이 시간의 세계로 뛰어드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계시던 그분이 우리와도 함께 계시기 위해

우리 가운데 거처를 정하셨다는 뜻입니다.

왜? 우리에게 하나님을 나타내시려고!

왜? 우리에게 생명의 빛을 비추시려고!

그리하여 육신을 입은 말씀,

그렇게 우리에게 비춰진 생명의 빛,

그렇게 우리에게 오신 하나님,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말씀을 통해,

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존재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그 말씀 속에 참 생명이 있다,

그 말씀이 모든 창조된 것들 속에 지속적으로 생명을 불어넣는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그 말씀을 통해 참으로 살아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어서,

자기 속에 그 말씀이 있는 사람은 생명이 있어 밝을 것이고,

자기 속에 그 말씀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어 어두우리란 것입니다.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여기 ‘빛이 비치다’ 할 때 동사의 시제는 현재시제입니다.

지금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일을 표현합니다.

빛이 어둠에 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어둠이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입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예수님은 세상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요한복음 8장 12절에,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이 빛으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는 예수님,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예수님,

그 빛을 영접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시는 예수님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 가운데 거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광야의 성막에서, 솔로몬 성전에서, 심지어 바벨론 포로기에도,

그분은 당신의 백성들 가운데 거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통해 온전히 성취됩니다.

하나님이 육신을 입은 말씀으로 친히 세상에 들어오셔서 사람들 가운데 거하셨습니다.

그분의 몸이 성전이었고, 그분 계신 곳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이었습니다.

그분의 존재와 삶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에서 말미암은 그 독생자의 영광,

그 영광은 무엇보다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 오직 믿게 된 사람들만이 그 영광을 볼 수 있었고,

그분 속에 충만한 은혜와 진리를 경험했습니다.

그분을 만난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나타내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분을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볼 수 있고,

그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분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본문 18절에 말씀합니다.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로 오셨습니다.

우리에게 생명의 빛이 비치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그 빛을 맞이합시다!

성탄의 기쁨과 은혜가 우리 안에서 흘러넘쳐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로 퍼져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기도하겠습니다.

사랑의 주님, 하나님이신 당신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거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을 나타내시려고, 우리에게 생명의 빛을 비추시려고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주님을 영접합니다. 그 빛으로 우리 안에 어둠을 몰아내소서. 그 생명으로 우리 안에 죽어가던 것들을 다시 살리소서. 그리하여 우리를 통해 그 생명의 빛이 세상에 퍼져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