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있는 사람 6: 마음이 청결한 자

<마태복음 5장 8절>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오늘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팔복 중 여섯 번째, 마음이 청결한 자의 복을 살펴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이 최초로 하신 말씀이 아니라, 이스라엘 전통에서 전해져온 지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통해 이 메시지는 보다 심오한 의미를 머금고 다시 선포됩니다.

시편 24편에서 이스라엘의 한 지혜자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집니다.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가 누구며 그의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구인가?”

그리고 이어서 대답합니다.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뜻을 허탄한 데에 두지 아니하며 거짓 맹세하지 아니하는 자로다”

그리고 설명합니다.

“그는 여호와께 복을 받고 구원의 하나님께 의를 얻으리니 이는 여호와를 찾는 족속이요 야곱의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자로다”

이 시편의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 있었던 중요한 한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이집트를 빠져나온 이스라엘이 시내산 부근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던 때, 지도자 모세와 제사장들, 그리고 장로들이 함께 산에 올라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당시 백성들 대다수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을 스스로 거절하였는데, 이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직접 눈으로 보면 죽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본다는 것이 모두에게 복으로 인식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두려워하며 피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사모하며 추구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것을 ‘복’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복된 삶으로 우리를 초청하십니다.

하나님을 본다는 것을 굳이 어떤 신비적 체험과 연결지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결국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일어날 일로만 여기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오늘 여기에서도 성령 안에서 마음으로 하나님을 보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은 내 안에도 계시고, 내 형제자매 안에도 계시고, 이 세상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하나님을 보며 사는 건 아니며, 또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보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말씀에 따르면,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고, 마음이 청결할 때에 우리는 그 마음으로 하나님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력이 우리가 육안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과 정도를 말해준다면, 마음의 청결은 우리가 심안으로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능력과 정도를 말해줍니다. 누가 여호와의 산에 오를 수 있는가? 누가 거룩하신 하나님을 뵐 수 있는가?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한 사람이라 합니다. 또한 뜻을 허탄한 데에 두지 않고 거짓 맹세하지 않는 사람이라 합니다. 손이 깨끗한 사람이란,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에 더러움이 없는 사람을 말하며, 마음이 청결한 사람이란, 드러나지 않는 내적인 동기가 순수한 사람을 말합니다. 뜻을 허탄한 데에 두지 않는 사람이란, 헛된 우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사람이며, 거짓 맹세하지 않는 사람이란, 이웃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며, 하나님 뵙길 사모하는 사람이라 말씀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예수님 말씀은 이보다 간결합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하나님을 뵐 수 있는 사람’의 특징으로 앞에 언급된 네 가지 중 단 하나, ‘마음의 청결함’에만 집중하십니다. 다른 세 가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기시는 건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다른 셋은 이 한 가지, ‘마음의 청결함’에서 발원한다고 보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마음이 청결한 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첫째로 그는, 구부러지지 않은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과 사람 앞에 진실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마음의 청결’은 인격적인 완벽함을 의미하진 않을 것입니다. 마음에 악한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 역시 인간을 잘 모르는 순진한 이상주의자가 아니셨습니다.

마가복음 7장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막7:21-23)

 

굳이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것을 강제로 설득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루에 한번 뉴스만 봐도 그것이 터무니없는 얘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보다 중요하게 보시는 것이 있습니다. 그처럼 죄악된 우리 내면의 실상에 반응하는 우리 각자의 마음 자세입니다. 그 마음 자세에 구부러짐이 없는 것, 그것이 마음의 청결함입니다. 어떤 이는 내 안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것이 드러났을 때, 그것이 악하다는 걸 인정하고 그 사실에 슬퍼합니다. 이어 하나님 앞에서 진심으로 참회하고, 사람 앞에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에서 단호히 돌아섭니다. 이것이 회개입니다. 이런 마음 자세로 사는 이가 바로, 마음이 청결한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