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있는 사람 6: 마음이 청결한 자

하나만 더 말씀드리자면, 마음이 청결한 사람이란, 나뉘어지지 않은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 사람을 대할 때, 마음을 다해 대하는 사람입니다. 야고보서 4장 8절에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 하시리라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하게 하라”
여기 ‘두 마음을 품은 자’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에 나뉘어짐이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느 날 한 율법사가 가장 큰 계명이 뭐냐고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예수님은 구약을 인용하며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마22:37-39)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다른 우상에게 마음 빼앗기지 말고, 혹은 다른 헛된 것에 마음 나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사랑하며 섬기라는 뜻입니다.

관련해서 예수님은 특히 돈을 경계하셨습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6:24)

돈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나뉘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우리 마음 속 하나님의 자리를 다 차지해 버리리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 역시 디모데전서에서 이것을 경고합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 자기를 찔렀도다” (딤전6:10)
우리 교우들 중에 사업을 하시거나 이윤추구 회사에 속해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일은 고귀한 일이지만, 돈을 너무 욕심내고 사랑하다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마음을 다해, 즉 전심(全心)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외에 사랑하는 다른 것들에 의해 우리 마음이 나뉘게 될 때, 우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볼 수 없을 것이고, 우리 주위 사람들 역시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눈은 몸의 들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둠이 얼마나 더하겠느냐” (마6:22-23)
그러므로 하나님 보기 원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의 눈이 성한지 우선 살필 일입니다.

삶에 위기가 찾아오면 우리는 얼른 그 위기에서 벗어나길 갈망하며 하나님을 찾습니다.하지만 고난은 우리 마음이 다시 올곧게 하나님을 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렇게 깨끗해진 마음으로 마침내 심안이 열려 하나님을 보게 되면, 똑같은 현실을 우리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대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해 굴에 숨어 있을 때 두려움 가운데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시57:1)
그런데 놀랍게도 잠시 후 그의 목소리는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크신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에 사로잡혀 이제 그는 담대히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시57:7)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내 이웃과 나 자신을 떨어뜨려 생각하지 말고, 나뉘어지지 않은 마음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섬기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참된 자기를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기를 버릴 때 자기에게 돌아가는 길이 열립니다. 유충이 몇 번의 허물벗기를 통해 나비가 되듯이, 사람도 사사로운 자아로부터 벗어나 참된 자기를 찾기 위해서는 자아라는 두꺼운 허물을 벗고 또 벗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예수님과 함께, 또한 내 형제자매들과 함께라면, 늘 다시 힘을 내어 갈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사랑은 ‘너’ 속에서 ‘나’를 포기하는 용기입니다. 때론 울면서라도 그 길을 가다 보면 우리 마음은 조금씩 맑아질 것입니다. 자주 하나님은 내 형제자매의 모습 속에서 당신 자신을 보여주시곤 하십니다.

누가복음 24장에는 엠마오 도상에서 부활의 주님을 만난 두 제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것에 낙심하며 슬픈 빛을 띠고 걸어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정에 한 행인이 불쑥 끼어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가리어져 그분이 예수님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합니다. 저녁이 되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예수님이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주실 때, 비로소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예수님은 더이상 그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서로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눅24:32)
그 즉시 일어나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부활의 주님을 증거합니다. 이것은 매우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인생길을 가는 동안 우리는 눈이 가리어진 채 걸어갈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옆에 부활의 주님이 동행하고 계시는데도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부활의 아침이 이미 밝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슬픈 빛을 띠고 걸어갑니다. 하지만 말씀이 우리 귀에 들릴 때 우리 마음은 다시 뜨거워지고, 은혜가 우리의 기억을 일깨울 때 우리 마음의 눈은 밝아져 주님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새 힘을 얻어 주어진 길을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뵙기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 안에서 마음을 깨끗게 하십시다. 구부러지지 않은 마음으로 올곧게 하나님을 향하고, 나뉘어지지 않은 마음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합시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