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 예배 (2020년 5월 3일)
- 요한복음 15장 1-8절
- 설교자: Ondřej Kolář 목사
- 온라인 연합예배 설교 한글번역문 - 2020.5.3 - Ondrej Kolar.docx
요한복음 15:1-8 – 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2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3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 4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6 사람이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8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
나는 참 포도나무다. 예수께서는 그의 십자가를 앞두고 이 말씀들을 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씀들은 또한 부활절 이후의 현실, 즉 우리의 현실과 연관됩니다. 두려움과 불확실성, 예수님과 함께함의 결말이 안 좋을지 모른다는 불길한 의혹 속으로 이 약속과 격려의 말씀이 울려퍼집니다. 예수께서는 작별인사를 하시고, 그의 아버지께로, 우리가 더이상 그를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십니다. 그러나 이것이 교제(fellowship)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우리는, 그 예수님과의 끈은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분이 옆에 계실 때보다 더 견고해질 것이라는 확언을 듣습니다.
원줄기와 가지들은 그럼에도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하나의 전체, 하나의 나무, 하나의 교회를 형성합니다: 원줄기 없는 가지들이란 무엇이겠으며, 가지들 없는 원줄기란 또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보이지 않게 이루어진다고 덜 실제적이라 할 순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저 와인 제조업자가 아니며, 그저 세상의 무대 뒷편에서만 세상을 조종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를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가뭄, 여러 질병들과 기생충들이 있는 세상에 그냥 내버려두시는 분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은 여기, 이 안에, 포도원의 한 부분으로, 우리를 자라게 하는 유일한 포도나무로 존재하십니다. 이것은 새로운 것,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것입니다.
여기서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경계는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 그리고 이제 갑자기 우리는 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참여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바로 하나님께 연결되고, 그분에게서 생명을 취합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 있고 그분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예수님의 다른 말씀들은 이 아름답고 다정스런 그림에 잘 맞지 않아 보입니다: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모두 잘려나갈 것이다. 그리스도와 신자들 사이의 밀접한 연결성은 깨질 수 있으며, 심지어 그 결과는 죽음과 파멸일 수 있다는 것. 이런 경고를 들으며 어쩌면 우리는 혹시 내가 그런 부적격 가지에 해당하진 않을까 염려될 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다음 도전은 열매를 내놓으라는 말씀이리라 예상하기 쉽습니다. 만약 그대가 그리스도의 원줄기에 붙은 가지들이라면, 그대는 명심해야 하리라, 주인에게 수치를 끼쳐선 안 될 것이며, 그러는 날엔 안 좋은 일을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질책의 말은 여기서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다른 것입니다: 좋은 열매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맺을 수 없습니다. 물론 맺을 수는 있지만, 만약 맺게 된다면, 그것은 오직 우리가 다른 누군가로부터 수액을 빨아들인 덕분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가지들, 즉 원줄기와 열매들 사이에서 양분이 흐르게 하는 일종의 통로입니다. 포도열매를 자라게 하고 익게 하고 좋은 맛을 내게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닙니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하는 이는 예수, 또 그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자신입니다. 하나님 없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분과 함께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평범해 보이는 삶조차도 풍성하고 부요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놀랍게도 ‘열매를 맺으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권장되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듣게 되는 명령은 오직 이것입니다: 내 안에 거하라. 그것이면 된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면, 나도 너희 안에 거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유익하게 될 수 있으리라. 만일 너희가 내 안에 거하지 않으면, 너희가 원하는 건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 앞에서 서지는 못하리라.
이처럼 가지는 일종의 악성 증식으로 퇴화될 수 있습니다. 자기 원줄기에서 소외되는 것 – 그것은 스스로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가지는 마르고, 떨어져, 누군가 그걸 주워 땔감으로 쓰기에 알맞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그리스도 외에 그 무엇도, 다른 누구도 의지하지 않는 것, 그리스도 외에 다른 것 속에서 구원의 길을 찾지 않는 것, 다른 그 누구도 두려워하거나 섬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할 경우, 우리는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그분(예수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잘라내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교회의 뿌리, 혹은 그 원줄기가 어디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정기적으로 우리는 이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우리는 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의 생명이 어디에 달렸고, 어디에서 오며, 거기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다 – 자기 가지들을 쳐내셔서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이 깨끗게 하는 일은 과격한 외과수술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해졌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깨끗하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우리에게 때때로 스스로를 정비하라고 조언합니다. 자기의 생각과 감정과 기대에 대해, 또 자신과 타인에 관한 평가에 대해 그리 하라는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우리에게 옳은 것이며, 유익한 것이며, 그리스도적인 것인지, 또한 무엇이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때로 우리에겐 어렵습니다. 스스로 깨끗해지는 것 – 그건 더 어려운 일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이 일에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깨끗게 하거나 거기 질서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최대한 자주 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는 것입니다. 성경 이야기와 그 힘에 이끌려들어가게 하는 것, 그리하여 내면의 방향이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재조정되고, 악과 죽음이 최후의 말이 될 수 없다는 희망이 우리를 이끌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감염병보다 더 위험한 바이러스, 즉 맞서 싸우기도 전에 우리를 죽이는 절망과 체념이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최고의 항체일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생명을 주는 이 하나님의 양분에 연결돼 있기만 하다면,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에 대해 우리는 능히 맞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때때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내 모난 모습도 참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나님의 최상급 포도주를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샘이라는 생각을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맺는 과실은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과 평안보다는 오히려 치통을 유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나은 존재입니다. 우리의 내적 자질 때문이 아니라, 풍성한 열매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살도록 우리가 초청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언젠가 하나님 나라에서 강처럼 흐르게 될 그 포도주가 우리에게서, 우리의 열매로부터 흘러나가리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 이름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하시며, 그것을 우리 삶을 통해 하십니다! –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그분은 자기 독생자를 보내셔서 참포도나무가 되게 하셨습니다. 비록 우리는 스스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지만, 그 나무로부터 자랄 수 있고, 성숙하여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능히 우리를 깨끗게 하시고 자라게 하셔서 우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복이 될 수 있게 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자신을 그리스도의 가지들로 생각합시다. 각각의 가지는 서로 다르며 대체불가능합니다. 자연에서 우리는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신 것입니다. 자, 각 사람의 성향과 능력과 자질에 대해 떠올려봅시다. 그 모든 것으로 우리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합니다. 자, 이번에는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안 좋아하거나 짜증나는 어떤 면, 우리가 바꾸고 싶은 것, 자기 약점이나 나쁜 습관으로 옮겨가봅시다. 예, 하나님도 그것을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그분에게 그것은 우리를 잘라내거나 내쳐버릴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가지가 될 자격을 얻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을 바꾸거나 수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분의 가지들입니다.
다만, 계속 머물러 있을지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부름받은 일을 위해 계속 거기 있을 것인지, 받은 사명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계속 그 원줄기를 향해 있을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자기 결점에 대해서든, 불운과 역경에 대해서든, 자기 환경에 대해서든, 나쁜 정치인들에 대해서든, 그것을 핑계거리로 삼지 않고 계속 거기 머물러 있을지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작고, 중요하지 않고, 하찮은 존재라 말하지는 맙시다. 그렇게함과 동시에 우리는 참포도나무 원줄기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두려워하지 맙시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포도나무인 우리를 돌보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