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공보 기고글] 땅끝까지이르러 체코편(10)

땅끝까지이르러/(28) 체코한국 기독협회 (10)

이 글을 쓰던 엊그제 일이다. 프라하의 한 교회 목회자이면서 교단의 목회자 후보를 지도하는 중책을 맡고 있고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병원, 군대, 형무소 등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의 협력과 연대를 위한 연합회 구성을 나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 친구 목사가 있는데 그가 교인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섬기는 교회를 사임하고 군목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아마 네 명의 자녀를 양육하기에 힘든 경제문제가 원인일 것이라 짐작이 된다. 이처럼 교회의 사명과 그 실천에 의욕을 가지고 시작한 목회자들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박봉으로 인한(체코 목회자들의 봉급은 정부 문화부 예산으로 편성된다) 경제적인 현실의 어려움 또는 전통을 고집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해 좌절하거나 현실과 타협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좌절하고 현실과 타협하는 목회자들을 보면서 그들의 뜻과 희망이 꺾기지 않도록 그리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체코한국기독협회를 설립하였다. 체코교회는 아직 선교의 개념을 폭넓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리적 관점에서 전도와 선교의 개념의 차이를 구분하고, 주로 기독교 사회봉사를 교회의 사명으로 이해하고 있을 정도이다. 일부 오순절 계통의 신앙 공동체(종교를 담당하는 정부 문화부에 교회로 등록을 하지 못한 기독교 단체)쪽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감으로 그 효과에 아직 많은 이들이 동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체코교회의 현실에서 교회협력 선교를 위해서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에게 선교의 개념을 일깨워주면서 동시에 선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작업의 필요성을 시간이 흐를수록 절감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이 단체 산하에 기독교 교류 활동을 전담할 선교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그 개념과 활동 내용에 대해 관계자들과 진지하게 연구를 하고 있다. 선교신학 소개, 서구의 피선교지 교회들의 발전과 그들의 신학과 교회의 경험 소개, 생존이 지상과제였던 체코교회의 개혁신앙의 경험을 선교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하여 그것을 세계교회들과 나누는 일, 체코교회의 선교적 과제를 찾는 일, “오픈 하우스” 프로그램 개발과 관리와 지원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상하는 선교센터는 신학적인 연구기능과 함께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그리고 선교를 위한 체코인들과의 접촉방법으로서 “문화”를 활동의 범위에 넣게 되었다. 막상 선교현장에 와서 이미 오래 전부터 서구 선교의 흐름이 목회자의 활동에서 평신도 전문 사역자들의 활동으로 그 중심의 축이 옮겨가게 된 이유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체코 내에서 활동하는 미국과 서유럽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모국어인 영어와 축구, 농구, 야구, 인 라인, 보드 스케이트 등 젊은 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재능을 선교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평신도들이다. 특히 기독교에 대한 정보가 넘쳐 나고 동시에 반 기독교적인 정서가 팽배한 체코사회에서의 선교는 직접적인 복음전달 보다 문화와 다른 전문성을 통한 선교현장과의 만남이 반듯이 우선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직접적인 선교가 아닌 영어나 독일어와 같은 자국의 문화를 매개로 선교지에 접근하는 미국과 서구 선교사들의 경험으로부터 한국 선교사인 나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지나치게 수단으로 삼는 것을 경계하면서 선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체코와 슬로바키아인들은 책 읽기를 즐거워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체코와 한국의 기독교와 문화를 비교함으로써 독자들이 간접적이지만 기독교와 문화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나눔터 +(플러스)”라는 잡지를 체코 한국어로 일년에 두 차례 발간하고 있다. 천부가 인쇄되어 체코와 슬로바키아 전국 교회들, 관심있는 개인들과 단체들 그리고 20여 곳의 정부기관과 주요 도서관들에 배포되고 어느 정도의 여분을 두어 새로운 체코인들과 슬로바키아 인들을 만날 때 활용하기도 한다. 지속적이지 못하고 단발성의 프로그램으로 끝날 때도 많지만 체코인들을 위한 또는 한국인들을 위한 그리고 체코와 한국인들을 모두를 위한 문화행사와 강좌를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다. 이 활동들은 체코인들과의 폭 넓은 교류와 접촉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며 정착되는 프로그램들은 열린교회 “오픈 하우스”를 생각하는 체코교회 목회자들의 목회현장과 연결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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