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흐니쩨 정신병원 사역과 한인공동체 지원

  2011년 10월 2일 집사월례회 안건을 통해서 본 우리교회 보흐니쩨 정신병원 사역이해

안건: 이사 이후 9월 부터 교회 지원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경위설명
 1. 금년 8월말까지 한인공동체가 교회에게 지원한 금액은 총35000꼬룬 이었습니다. 이 금액을 월세개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체코교우들과 한국교우들 일부에서는 대략 월세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있어 이에대해 먼저 설명을 드립니다.
2.  지원금 15000꼬룬 보흐니쩨 정신병원 사역지원금
교회 지원금 35000꼬룬 가운데 15000꼬룬은 보흐니쩨 정신병원 사역자 봉급이었습니다. 슈토렉 목사님 (처음 우리교회 담임목사님, 췌장암으로 세상 떠나심)이 보흐니쩨 정신병원 성도착 정신질환자들을 상담하면서 병원의 상담사역이 필요함을 알게되었습니다. 세 명의 파트타임 사역자들이 호스피체 병동과 다른 병동 상담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까렐대학 개혁신학부와 병원을 연결하여 개혁신학부 실천신학 현장실습과정을 네학기 정도 이 병원에서 실시하여, 기존의 채플린 개념을 교회의 활동으로 전환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들이 학교나 병원에 목회자를 파송하거나 직접 활동을 하여 이런 활동이 교회의 사역으로 자리잡힌 반면,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는 채플린과 그의 활동이 교회의 사역과 완전히 분리되어있는 사역의 한 카테고리입니다) 그리고 이 사역을 일반 교회의 목회자 사역으로 인정을 받은 최초의 경우가 되었습니다. 교회가 이 사역을 함으로써 일반 사회로부터 교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교회밖 분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체코에서의 교회의 개념, 특히 개신교회의 개념은 개혁교도들의 종친회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사회와 단절된 단체입니다. – 교회 홈페이지에 있는 이에 대한 저의 글을 찾아보시면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체코의 목회자 봉급은 정부로 부터 나오기때문에 목회자 청빙을 위해 목회자의 job description 이 중요합니다. 보흐니쩨 정신병원사역을 교회사역으로 하여 드로빅 목사님이 파송을 받게됩니다. 목사의 봉급이 정부로 부터 지원됨으로서 15000꼬룬은 드로빅 목사님의 사택월세 비용으로 지원목적을 변경하였고 프라하에 집을 가지고 계셨던 레이흐르뜨 목사님이 부임하면서 이 비용은 교단의 personal fond 지원으로 하였습니다.
 
퍼스널 펀드는 정부의 목회자 봉급이 중단될때 (1989년이후 지금까지 국가와 교회는 공산정부가 몰수한 교회재산 반환 논의를 하였고 최근에 이 논의가 타결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논의가 타결되면 정부의 지원은 중단됩니다 재산이 많은 카톨릭은 반환에 적극적이지만 반환받을 재산이 거의 없는 개신교회들은 반대하는 등 교회간 조율과 교회와 국가간 협의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를 대비해서 저희 교회가 속해있는 체코형제 복음교단은 오래전 부터 지교회들이 목회자 퍼스널 펀드를 총회에 납부하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는 약9000꼬룬 부목사는 약 6000 꼬룬입니다.
 
교회들이 이 비용이 없어 지방에서는 3-4교회가 연합해서 한 분 목회자를 초청하여 퍼슬널 펀드 9000꼬룬을 분담하여 납부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회들이 이 분담금을 납부하지 못하게되면 목회자 청빙을 취소하도록 교회들이 스스로 총회에서 결의를 하면서 자립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저희 한인공동체가 지원한 15000꼬룬은 바로 체코교회의 퍼스널 펀드 지원금으로 소비적 비용이 아니라 체코교회의 물적토대를 세워주는 소중한 헌금이 되었습니다.
 
이야기 나온김에 조금더 보흐니쩨 정신병원 사역에 대해 설명드리면, 슈토렉 목사님은 프라하 8지역 지역교회들과 연합해서 정신병원 구역 안에 있는 교회당에서 예배를 시작하였습니다. 한때 저희 교우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환자들에게 차를 나누어주는 등의 봉사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교회는 11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장기입원환자들 성탄절 선물을 구입하기 위한 음식 바자회도 하고 있습니다. 보흐니쩨 정신병원 예배는 지역 교회들의 연합 사역이었고 이것이 잘 발전하여 현재 보흐니쩨 정신병원은 각교회 목회자들을 <영적지원 팀>이라는 조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참고로 보흐니쩨 정신병원은 40개의 병동과 7백여명의 환자 7백여명의 의사및 직원들이 있는 1800년대 말 합스부르크 시대때 부터 세워진 대단지 대규모 병원입니다. 공산주의 시대때 정신병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였고 이를 위해 막시즘과 프로이드 정신분석을 연결하는 심리학 이론을 발전시켜 치료 이론의 토대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래서 보흐니쩨 정신병원 원장은 철저한 이데올로기 이론에 입각한 공산주의자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교회가 이 벽을 넘어가 병원사역을 할 수 있게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 한인 공동체의 도움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현재 정신병원 원장은 카톨릭 신자로서 병원내 교회 활동에 대해 개방적이며, 11월 저희들 바자회에도 거의 매번 참석하고 있습니다.
 
3. 지원금 20000 꼬룬교회학교 공간사용 댓가로 지원한 금액
 
2000년 부터 우리 한인교인들이 자신의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공간(8월말까지 사용한)을 내주었습니다. 아무 조건이 없습니다. 교회는 한인 공동체 목회자 사택으로 사용되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인교우들이 주중 모임과 예배후 모임을 자유롭게 하는 공간으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몇년전 부터 어른과 어린 자녀들이 모두 함께 드리던 예배를 어린이 예배로 분리하고 본격적으로 교회학교 시스템을 갖게되면서 교육공간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간(4)은 원래 교회 게스트룸들이었습니다. 이 게스트룸을 통해 꼬빌리시 교회가 월 평균 약 20000꼬룬 수입이 있었고 이 수입으로 관리 장로님의 봉급이 지불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한인공동체가 이 공간을 교회에 월 2만꼬룬 더 지원하여 주중에는 중앙유럽선교연구센터 활동과 사무실로 그리고 주말에는 교회학교 교실공간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공간 덕분에 교회학교를 담당했던 백하슬기 전도사 숙소를 마련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꼬빌리시 교회에 저희들이 지원한 금액이 모두 35000꼬룬이 된것입니다.
 
4. 9월 이후 교회 지원금은 전적으로 한인공동체의 결정
 
체코 부목사님의 사택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교회안에 사택을 두는것이 결정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시 집사월례회가 두차례 열려 의견을 모은다고 하였지만 우리 한인교우들의 입장이 충분히 개진되지 못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한인 공동체를 맡고 있는 저에게 있습니다. 당회도 뒤늦게 논의 과정의 부족한 점을 인식하여 담임목사님과 수석장로님이 우리 교우들에게 직접 설명을 드리며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저희들이 20000꼬룬을 지원하며 교회학교 공간으로 사용하던 공간이 우리 한인 공동체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기에는 이전같지 않지만 이 공간을 우리 한인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교회가 제공하고 교회 지원금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한인 공동체에게 맡겼습니다.
 
5. 10 2일 집사월례회 논의사항
 
6월 집사월례회가 한인 공동체 잔액 재정 사용에 대한 연구를 위임한 예창렬 집사님, 박두선 집사님, 김영만 선교사님, 정종옥 집사님 4분에 백형기 집사님이 동참하셔서 11월 집사월례회에서 지원금 논의를 위한 안을 제시하기로 하였습니다.
 
10월 한달간 구역장님들은 구역모임에서 그리고 재정 위원 4분은 개인별로 교우들의 의견을 있는그대로 수렴해서 11월 집사월례회에서 은혜스럽게 결정되도록 함께 기도하기로 하였습니다.
 
10월 집사월례회에서 소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함께 생각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 그 중심 요지만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혹시 부분적으로 잘못 기억되었거나 빠진부분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첫째, 미래지향적으로 우리교회의 성장을 생각하며 이번 논의를 하면 좋겠다.
둘째, 찻집 등 교회의 선교를 생각하며 이번 논의를 하면 좋겠다.
세째, 백가쟁명식으로 교우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수렴하면 좋겠다.
네째, 체코교회와 함께 하는 교회론적인 관점을 논의에서 놓치지않으면 좋겠다.
다섯째, 전기 물세 가스 및 관리 비용을 일정 부담함으로써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 교회 지원금은 별도로 논의하면 좋겠다.
 
6. 감사한점
 
이번 논의를 통해 다시한번 우리교회의 연약한 점을 모두가 함께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체코교회와 함께하는 교회>라는 명제아래 모이지만 체코공동체와 한국공동체 모두 각각 연약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체코 한국 교우들이 공히 같은 입장에서 논의를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성서적 교회론적 관점에서 체코 한국 교우들은 하나의 교회로 선언을 하고 있지만 재정일치와 결의기구 일치의 제도가 뒤받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교회의 정체성과 그동안 걸어온 길을 다시 한번 교우들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해외한인디아스포라 크리스천들과 그 교회들이 어떤 존재양식을 가질것인가? 특별히 유럽 이 동유럽에서 어떤 형태의 한인교회가 존재해야하나? 무엇이 성서적이고 교호론적인가? 지금 저희들에게 다가오는 큰 질문입니다. 우리 교회가 걸어가는 길이 결코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할 수 있는 용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경험이 다른 교회들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만날때 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의 기쁨을 가질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 교우들의 진심어린 기도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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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이제까지 사역에 대한 목사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두 그룹이 교회를 만들면 정말 힘이드는데, 체코+한국 교회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적입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사도행전에서도 일곱 집사님이 사역을 하게 된 계기도 헬라파와 전통 유대파가 한 교회에 있으면서 소외를 겪었던 경험이 기반이 되었는데 이런 어려움을 딛고 성령님의 역사로 새로이 교회의 성장과 복음의 진전을 이뤄가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