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에 대한 체코사회의 두 얼굴
12월 첫째 주에 “Millward Brown a Spolecnost” 여론조사기관이 체코 고등학교 학생들의 “관용(tolerance)” 에 대한 의식조사 통계를 발표하였다. 통계는 집시에 대한 인종차별의식이 놀라울 정도로 심각하게 드러났다. 응답자 가운데 50 퍼센트가 집시들은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로 믿고 있으며, 60 퍼센트가 집시들의 출산제한을 희망했고 70 퍼센트가 집시문화가 체코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집시에 대한 체코사회의 인식의 문제의 심각성은 누구도 그들에 대해 애정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일깨우는데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이것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집시의 역사에 대해 시리즈로 방송한 체코 국영 TV 방송은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심층분석과 방향을 제시함이 없이 “어떻게 이 과제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만을 던지는 수준이었다.
얼마 전에 체코 국영 TV 방송은 집시출신 Ondrej Gina를 저녁 주요 뉴스시간에 앵커로 발탁하였다. 이것은 어느 정도 다른 집시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앵커는 개인적인 금전사고로 중도하차를 하게 되었다. 금전사고는 그의 잘못이 지만 그가 공개사과를 하고 다시 TV 화면에 복귀할 기회를 주었더라면 체코 국영 방송은 체코사회와 시민들에게 관용을 가르치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더 책임과 영향력이 있는 외무부장관 Kavan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가십 정도로 여기는 언론과 사회여론의식은 이 사회가 권력에 대해 관용적인 데 반해 힘없고 약한 자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0.12.11 Lidove Noviny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