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선교의 나아갈 길 – 자기 비움의 선교
선교는 하나님의 일이고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것이다. 이 명제를 교회가 얼마나 신실하게 따르고 있는가? 아무리 전혀 다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할지라도 이 질문을 선교하는 교회가 자기를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선교에 대한 교회의 신실성을 어떻게 가늠할 것인가? 그 잣대가 무엇인가? 선교사의 파송 숫자? 설립 교회 숫자? 세례교인 숫자? 선진화된 교회선교 정책? 선교사 복지의 선진화 정도? 만약 이러한 요인들이 잣대가 된다면 지금 선교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우리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선교 정책과 선교사 복지를 갖춘 로마 카톨릭 교회와 서구 개신 교회와 그 선교단체의 선교의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구체적인 근거와 통계를 가지고 기독교의 소수 종파로의 전락에 대한 서구 선교 학자들의 예측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오직 인류 구원의 유일한 길인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 자긍심을 가질 만 하다. 그러나 자긍심과 교만은 구별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은 십자가를 통해 모든 경계를 넘어갔다. 십자가가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선교를 수행 하는 교회에게 무슨 의미인가? 자기를 버림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버림이 바로 선교에 대한 교회의 신실성의 잣대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기 버림은 하나님의 파송을 위탁 받아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와 교회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 사이에 하나님의 일을 함께 수행한다는 신뢰를 형성하게 할 것이다.
하나님을 대신 해서 파송한 교회와 파송 받은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일을 함께 받든다는 연대의식과 신뢰보다 더 근본 되는 선교정책과 지원은 없다. 총회의 선교 정책과 행정의 선진화 노력도 이 연대와 신뢰 형성을 목표로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가 깊어질수록 선교를 위한 연대의식과 신뢰가 더 폭 넓고 깊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교사는 자신의 사명을 마치는 순간까지 하나님 앞에서 자기 비움의 길을 걸어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던 삶의 연결들이 완전히 단절된 생면부지의 오지에 파송된 선교사는 말하는 법과 생활 방법을 유치원 학생처럼 처음부터 새롭게 배워야 한다. 이 기간은 마치 수족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오직 뇌의 활동만 정상적인 불구자로 자기 자신이 느껴진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노력 없이 정상적인 성격과 인격을 갖추어가기가 쉽지않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 가야 한다. 특별히 선교활동의 분야가 더욱 그렇다. 실패와 좌절 그리고 절박함과 기적들로 꽉 찬 일터와 현장은 선교사에게 용기와 희망이자 동시에 유혹이기도 하다. 자기 자랑이 될 수 있는 이러한 선교 현장 보고는 최대한 절제하고, 대신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는 현지 교회와 신학이 자신의 선교현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이것을 한국교회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자유케 하시는 하나님의 부름심의 그 자유로 자신의 동굴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일을 섬기는 한국교회의 21세기 선교를 꿈면서…
<장로교 여성신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