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제 21 호 (2002/02/02 발간)
살며 생각하며 – 바츨라프 클라우스의 말
바츨라프 클라우스는 현재 체코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41년 6월 19일 프라하에서 태어나 1963년 프라하 경제대학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하였다. 공산당 통치 시절인 1966년에 이태리에서 그리고 1969년에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1970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 아카데미 경제연구소에서 일하였다. 1971년부터 1986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 국가은행에서 여러 직책을 거쳤다. 그의 학문적인 업적은 외국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고 찰스 대학과 출신 대학인 프라하 경제대학의 정교수로 임명될 정도로 뛰어난 경제학자이다. 1989년 과도정부시절에 재정부 장관이 되면서 정치무대에 등장하여 1992년에 수상이 되었다. 현재 정권은 경쟁당인 사회민주당(CSSD)에게 내어주었지만 그의 당인 시민민주당(ODS)은 다수당으로 현재 그는 의회 의장직을 맡고있다.
요즘 그는 체코의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슈핀들 물리녜의 한 식당 지붕 위 빌보드 광고에 등장하였다. 거기서 클라우스는 Volkl 상표의 스키를 들고있고 그 아래 “뷜클 을 찍으십시오. (Volte Volkl)” 광고문구가 들어있다.
국내정치 지도자가 해외상표의 스키를 선전하는 것을 언론매체가 가만히 보고 있을 리 없다. 이에 대해 클라우스의 답변은 기상천외하다. 그의 얼굴은 친구식당을 소개하기위해 친구를 바라 보고있고 자신이 사용하는 스키는 Head인데 뷜클 스키선전과 관련 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전문구가 광고사진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지 빌보드의 걸려있는 위치가 광고의 내용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클라우스의 답변에 국민들의 비난이 일고있다.
클라우스는 뷜클로부터 광고비용을 단 1꼬룬도 받지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믿지않는다. 바츨라프 클라우스의 이 말 같지 않은 뉴스거리 때문에 나눔터 독자들도 슈핀들 물리녜의 클라우스 친구 식당과 뷜클 표, 스키 그리고 Head 표 스키 이름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의 광고가 언론매체에 의해 논쟁이 일어난 것을 싫어하지 않는 클라우스는 “우리들은 선거운동을 위해 많은 돈을 제공하는데, 빌보드 하나가 이처럼 언론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매우 가치가 있다. 언론매체는 뷜클 회사의 광고비 수주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최소 경비로 최대효과를 위한 이러한 사례를 계속 만들 것이다.” 약간의 콧소리가 더욱 감미로움을 더하는 특유의 미소에 촉촉이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평소에 바츨라프 클라우스의 경제학 서적을 언젠가 한번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있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싹 달아났다. 말하나 곧게 할 줄 모르는 지식인의 글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말할 때 경직되는 것을 고쳐보려고 애쓰는 필자이기에 텔레비전에서 그를 볼 때 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격앙되지않고 웃는 얼굴로 부드럽게 말하는 모습이 무척 부러웠다. 그러나 부드러운 말씨만으로 안 된다. 부드러운 말씨와 함께 말이 곧아야 한다. 부드러움을 가장한 정직하지 못한 말은 사기요 폭력이다.
말 같지 않는 소리 때문에 짧은 우리 인생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있는가?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이 해외에서 많지않은 우리 한인들 특별히 종교인들이 먼저 서로 부드럽고 정직하고 교양 있는 말들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이 새해에 가져본다. 말 같지 않은 소리하는 소리꾼들로 체코의 한인사회가 고통 받지 않도록 이 새해에 시인의 노래로 하나님께 기도 드리고싶다.
“네 혀는 날카로운 면도날, 속임수의 명수로구나,
착한 일보다 악한 일을 더 즐기고
바른 소리보다 거짓말을 더 좋아하니
해치는 소리라면 모두 좋아하는 사기꾼아
하느님께서 너를 박살 내어
영영 없애 버리시리라.
장막에서 너를 끌어 내서
인간 세상에서 뿌리째 뽑아 버리시리라.”
(시편 52편 2-5절, 공동번역)
목사 이 종실( 나눔터 발간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