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선교현장 (1996. 8. 31 기독공보)
– 체코형제개혁교회와의 선교협정서 체결의 81회 총회헌의 소식을 듣고
기독공보를 통해 체코형제개혁교회와의 선교협력과 협정서 체결을 위한 헌의가 81회 총회에 상정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현지 선교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본인으로써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일이 앞으로 우리교회가 체코선교에 더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근 체코교회의 형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체코교회의 현황
체코의 개신교는 약 10개의 교파가 있고 전체인구의 3퍼센트, 약 45만명에 불과하다. 약 10개 개신교 교파가운데 가장 전통적, 중심적 교회가 우리 교단과 동역할 교단이 “체코형제개혁교회”(이하 형제교회)이다.
“형제교회”는 2백 64개의 교회에 15만 3백 71명의 교인이 있다. 이 교회의 뿌리를 얀 후스(Jan Hus, 1419년 화형)로 부터 한다면 5백년의 역사이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로 부터 공식 인정을 받은 때로부터 그시작을 본다 하여도 2백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이다. 긴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소수교회인 까닭은 교회역사 자체가 고나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카톨릭의 박해와 공산당의 박해속에서 교회를 지키고 신학을 발전시켜 헝가리 개혁교회, 슬로바키아 루터교회와 함께 “형제교회”는 매우 귀중한 개혁교회의 유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있는 뿌리깊은 교회이다.
체코의 기독교 분포가 카톨릭 45퍼센트, 개신교 3퍼센트 그리고 불신자가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그리고 공식적 통계로 절반 가까이 되는 기독교 인구 가운데 실제 출석 교인은 약 10퍼센트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므로 체코 전체인구의 약 95퍼센트를 복음화해야 하는 선교적 과제를 “형제교회”는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교회의 생존”을 위해 모든역량을 모으며 인고의 세월을 살았고 지금부터는 “교회의 성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뿌리깊은 반감
1989년 이후 체코 정부가 이전에 국유로 몰수했던 재산을 원 소유자에게 반환을 하고 있고, 최근 교회재산을 반환하기 위해 정부가 법제정을 추진하자 사회민주당과 공산당이 반대를 제기해서 좌절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체코 개신교의 사황을 이해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정부가 “교회재산반환의 법”을 추진하자, TV장송이 이법에 대한 국민 여론을 직접 취재하여 방송을 한적이 있다. 이때 국민의 10명중 10명이 모두 반대의사를 표현하였고 심지어 “왜 정부가 교회 목회자(신부, 목사)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봉금을 지불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체코에서는 각각의 교파가 정부로 부터 예산을 받아 소속 목사 또는 신부에게 사례비를 지급하고 있음)
척박한 선교현장
체코 인구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불신자들은 교회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분명히 취하고 있어 목회자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목회자는 일(노동)하지 않고 책 읽고, 노래(찬송)부르고, 일요일에 몇사람 앞에서 10-20분 정도 연설(설교)하고 정부로 부터 돈을 받는 사람들이다”라고 비판한다. 1989년 이후 체코사회는 바뀌었지만 체코교회는 여전히 공산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특히 불신자들이 이해하는 교회는 카톨릭 교회이며 전체 국민의 3퍼센트에 불과하는 개신교회는 소수종파로 생각하여 개신교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체코는 선교의 황금어장이 아니다. 우리 교회의 눈물의 기도를 요구하는 척박한 선교현장인 것이다.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노력하는 “형제교회”형제 자매들에게 한국교회가 동역교회가 되어 함께 관심을 가지고 서로 기도하는것이 말할 수 없는 큰 격려와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