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빌리시 새벽묵상 (2013.12.09)

2013년 12월 9일 오늘의 말씀
바울의 기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너희에게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너희 마음의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그의 힘의 위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에베소서 1장 17-19절)
묵상
오늘 아침에는 제가 체코 프라하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온지
20년이 되는 날 아침에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드린
편지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 옛날 에베소 교회를 위한 바울의 기도가 오늘 저를 위한 기도처럼 들립니다.
오늘 이 아침에는 바울의 기도에 따라 필요한 곳에 저의 이름을 넣어
저를 위해 기도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자신과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2013. 11. 23.
선교지에 온지 만 20년되는 아침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체코 슬로바키아 동역자 여러분들께,
 
다른 날과 다른 오늘 아침입니다.
또 다시 저의 내면의 생각들을 왜람되게 메일로 함께 나눕니다.
부족하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년전 오늘 프라하로 왔습니다.
30대 후반, 존재론적 신학적 방황의 끝이 선교사였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실존적 고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던 20대와 30대의 삶을 살았습니다.

고민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제가 평생 씨름해야될 소명을 발견하였습니다.
뒤돌아보니 치열하게 시작한 프라하의 삶이었던것 같습니다…
몇가지 자기씨름의 과제와 원칙을 가지고 시작한 삶이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처음 이곳 체코에서
이미 이 땅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선교는 성령께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의 관점(Perspective)이
얼마나 무지한가를 깨달아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없는 선교사의 선교활동은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
한번 진지하게 던져볼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정도 나의 무지가 벗겨졌을때,

비로소 하나님이 저에게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땅에서 평생 씨름하며 헌신해야할 과제가 
제 앞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뒤돌아 보니 그 기간이 무려 10년이었습니다.

10년은 지금까지의 모든 삶과의 단절과 스스로 고립된 삶이었습니다.
10년동안 외부와 접촉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평생 씨름해야할 나의 소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관심을 가질 겨를이없었습니다.


온 가족이 체코사회를 더 알아가는 일에 한 마음으로 올인을 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가족들의 도움없이 그리고 다른 관심을 가지면서
이 과제를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런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위의 다른 한국 선교사들로 부터
오해와 비난을 때론 받았습니다.

두문불출의 10년 뒤에

하나님은 한국인 선교사들의 공부하는 모임으로 저를 처음 불러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고립감과 여전히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선교학적 반추를 하며 일해야 겠다”는 방향이 다시 설정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10년을 살아온 지금, 저는 또 다른 변환점에 서있습니다.

선교사란 무엇인가?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본래의 정체성 질문으로 돌아오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내가 왜 PCK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선교사 여야 할까?
후원 때문에?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를때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지 않았는가?
하나님을 믿는 아브라함은 친적 아비집을 떠나고
심지어 귀하기 귀한 독생자 이삭까지 바치지 않았는가?

선교사라는 타이틀 이전에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제자가 아닌가?
왜 내가 PCK 선교사 여야 할까?
정말 PCK 우산 아래 있는 전세계 우리 선교사들은  교회 공동체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신념을 추구하기 위한 집단인가?
보편적 교회를 향해 가는 과정 속에서
용납할 수 있는 가시적 교회의 경계란 어디까지 일까?

앞으로 이 땅에서 내가 묻히는 그날까지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까?

 
사랑하고 존경하는 체코 슬로바키아 선교 동역자 여러분,
 
여러분들의 사랑과 기도와 관심과 격려가 아니었으면
저는 이미 길가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처럼, 넘어진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선교지에서 마지막 남겨둔 저의 시간들이
주의 은혜 가운데 지날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십시요.
 
여러분들의 사랑과 기도로 지나온 만 20년이 되는날 아침에…
 
프라하에서, 여러분의, 이 종 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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