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목자 우리 주님

<시편 23편 1-6절>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하나님의 크심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 광활한 우주, 이 드넓은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작고 연약한 존재들인지… 저 하늘 끝에서 보면 작은 점 하나로도 표시되기 어려운 미미한 우리가 아닙니까? 이에 비하면 하나님은 얼마나 크신 분인지…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지탱하시고 운행하시는 그분은 그 모든 것 안에 계시면서도, 또한 그 모든 것을 초월해 계시는 분입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늘 되새기며 살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도 자주 우리는 세상이 나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듯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곧 ‘옳은’ 것이고, 내 마음에 드는 게 곧 ‘선한’ 것이며,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되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곤 하는 우리가 아닙니까?

하지만,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이듯, 실제로 세상은 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각 사람은 자기를 중심에 놓고 많은 걸 판단하고 행동하겠지만, 그렇게 각자가 의도한 대로 모든 게 풀리지는 않고, 또 그래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리 된다면 세상은 완전 무질서 상태에 떨어지고, 그건 더 큰 비극일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은 우리가 망쳐놓은 것들을 조용히 뒷수습 하시는 분, 그분의 넓은 가슴으로 이 세상 악의 결과들을 보듬어 안으시며, 궁극적인 선을 향해 역사를 쉼없이 움직여가시는 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이 크신 분이라는 것, 그분의 생각을 우리가 다 헤아려 알 수 없고, 우리의 좁은 틀 안에 그분을 가두거나 제한할 수 없다는 것, 그분의 뜻이 우리의 뜻보다 단연코 선하므로, 우리의 뜻을 그분의 뜻에 맞추려 애쓰며 사는 게 지혜로운 일이라는 것, 이것을 기억하며 사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크신 하나님이 저 우주 밖에만 계시지 않는다는 것, 여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셔서 우리 가까이로 오시고, 여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히 여기시고 돌보시고 구원하신다는 사실,,여기에 기독교 신앙의 신비가 들어 있습니다. 마치 목자가 잃어버린 자기 양 한 마리를 찾아 길을 떠나듯,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만나 주십니다.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자기 인생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이 시편의 저자로 알려진 다윗도 그렇게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의 인생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고난 속에서도 다윗은 하나님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의지했습니다. 때로 실수하기도 하고, 마음에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상황이 어떠하든, 상대방이 그를 어떻게 대하든, 그는 오직 하나님 앞에서 해야 할 것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시간이 흘러 때가 되자 그를 힘들게 하던 사람은 어느덧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뒤죽박죽 혼란스레 얽혀있던 많은 것들도 어느덧 깔끔히 정리돼 있었습니다.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다윗은 노래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이스라엘을 구속하신 여호와 하나님이 그의 인생을 목자와 같이 친히 돌보시고 인도하셨다는 고백입니다. 그 목자 하나님을 따르는 길에는 어려움은 있을지언정 부족함이 없으리라 합니다.

자기에 대해서든, 다른 이에 대해서든,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치 자신이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라는 게 있기나 하다는 듯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런 생각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내 권리 주장을 한다구요? 당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