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기독교적 의미의 사랑은 감정보다는 의지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원수로 여겨지는 사람에게 당장 좋아하는 감정이 들 리 없습니다.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나 사랑하지 않나 고민하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사랑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그가 잘 되길 바라며 행동하는 게 예수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만 친절하게 대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친절하게 대하려고 애쓰며, 그렇게 하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실제로 좋아하게 됩니다. 이 원수 사랑의 실천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자기를 과시하려는 마음으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상대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태도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신 주님 뜻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리 할 때, 우리는 실망치 않고 계속해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보다 구체적인 권면을 주십니다.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라” 말씀합니다. 그 사람이 나를 미워해도 나는 그 사람에게 잘 해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라” 하십니다. 내가 나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똑같이 나쁘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오히려 그가 잘 되기를 바라며, 그의 복을 빌어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하십니다.

나를 무시하거나 욕하거나 해를 가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그분을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들을 보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23:34)

이어서 “너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뺨도 돌려대라” 하십니다. 복수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가 내게 행한 그대로 되갚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네 겉옷을 빼앗는 자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 하십니다. 내 겉옷을 빼앗는 것으로도 모자라 속옷까지 내놓으라 하는 사람, 한번의 무례함을 넘어 계속 뻔뻔하게 요구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라는 것입니까? 거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다시 내어주라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30절에,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라” 말씀합니다. NIV 영어성경은 이 구절을 “Give to everyone who asks you”로 번역합니다. 누가 내게 구하든 그에게 주라는 것입니다. 그가 누구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나누고 베푸는 일에 차별을 두지 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어 “네 것을 가져가는 자에게 다시 달라 하지 말라” 하십니다. 누가 내 것을 가져가고 돌려주지 않을 때, 그거 빨리 갚으라 독촉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빚지고 바로 갚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기다려주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급된 모든 내용이 31절 말씀 속에 포괄될 수 있겠습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은 남에게 좋은 대접 받길 바란다면 먼저 남을 잘 대접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그 얘기가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이 말씀이 그 의미는 아닙니다. 내가 그 사람 입장이라 생각할 때 상대방이 내게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하는 그것을 그에게 행하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바라는대로 다 해주라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그가 바라는 그것이 내가 보기엔 정말 그를 위하는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라는 주님의 말씀은 그가 바라는대로 내가 저주받길 바라라는 의미가 아니라, 나에 대한 그의 모난 마음이 하나님 안에서 치유되고 회복되길 바라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이웃 사랑, 원수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정말 그를 위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쯤 되면 한숨이 쉬어지는 분이 계실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말씀들을 실천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수를 사랑할 수 있으며, 어떻게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 잘 해줄 수 있으며, 어떻게 나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할 수 있으며, 어떻게 나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가? 이 말씀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한가? 어떻게 나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뺨도 돌려댈 수 있으며, 어떻게 내 겉옷을 빼앗고 속옷까지 달라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떻게 내게 구하는 자 모두에게 차별없이 줄 수 있으며, 어떻게 내 것을 가져가고 안 주는 자에게 다시 달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예, 우리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 은혜가 역사한다면, 살아계신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신다면, 가능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무릇 어느 시대에나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소리없이 이 말씀을 실천해 왔습니다. 마가복음 10장 27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이어지는 구절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십니다.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