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예배자가 됩시다

참된 예배자가 됩시다

 

<요한복음 4장 19-26절>

19 여자가 이르되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20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21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22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23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24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25 여자가 이르되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리이다

26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 하시니라

 

 어느덧 2017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한 신문사가 2017년 10대 국제뉴스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더군요.

 

1 트럼프 시대 개막 – ‘미국 우선주의’ 본격화

2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 트럼프-김정은 말폭탄

3 김정남 독극물로 암살 당해

시진핑 권력 강화

 

5 끊이지 않는 테러 공포

6 요동치는 중동정세

7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지구

8 로힝야 난민사태 – 인도주의 위기

9 성폭력 근절 외치는 ‘미투’ 운동

10 격변하는 유럽 정치지형 – 기성정치의 위기

 

그리고 2017년 10대 국내뉴스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파면

2 문재인 19대 대통령 당선 – 촛불의 힘

3 북 6차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4 포항 규모 5.4 지진에 수능 일주일 연기

5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

6 적폐청산 수사 –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7 탈원전 정책과 원전공론화위원회 활동

8 소득주도성장과 내년 최저임금 7530원

9 방탄소년단 K팝 열풍 미국까지 점령

10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광풍과 제재

 

한편 2017년에 우리 교회적으로는 요한복음 4장 23-24절을 주제말씀으로 하여, “참된 예배자”의 삶을 함께 노력하였습니다. 오늘은 연초에 들었던 그 말씀을 다시금 되새겨보면서, 지난 1년간 내가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섰었는가 돌아보고, 새 마음 새 결단으로 새 해를 맞을 수 있길 바랍니다.  

 

‘예배’란 무엇입니까?  예배를 뜻하는 히브리어 ‘아바드’와 ‘샤하’는 ‘섬기다’, ‘그 앞에 엎드리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예배를 뜻하는 헬라어 ‘프로스퀴네오’와 ‘라트류오’는 ‘경배하다’, ‘받들어 섬기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모두 주인에 대한 종의 섬김을 묘사하는 단어들입니다. 영어로 ‘섬김’을 의미하는‘service’라는 단어가 또한 ‘예배’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종이 그 주인의 뜻을 온전히 받들어 섬기려는 마음으로 그 앞에 엎드려 경배하는 것처럼, 예배 역시 하나님 앞에서 나자신은 없어지고 하나님만 온전히 드러나게 하는 행위입니다. 

예배시간에 여러 사람이 하나님을 예배한다고 앉아있지만, 그 각자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 동일한 가치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는 받으셨지만,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예배를 제대로 드렸느냐 못 드렸느냐는 이후 그 예배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 가인은 죄의 영향력 앞에 취약한 상태가 되었고 결국 자기 아우를 죽이게 됩니다. 인류 최초의 살인은 이처럼 예배의 실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 삼으시고, 그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예배해야 하는지 가르치셨는데, 그 내용이 구약 레위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떤 마음과 정신으로 하나님을 예배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이스라엘 백성은 점점 형식적인 제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특정한 날엔 성전에 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면서도, 일상의 삶 속에서는 은밀히 다른 신들을 섬기곤 했습니다. 

이러한 이중적인 신앙생활 속에서 그들은 점점 죄에 대해 무감각하게 되었고,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한 일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처럼 진심이 담기지 않은 반복적인 종교행위에 대해 하나님은 모욕감을 느끼셨습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의 죄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우상을 섬긴 죄와, 힘없는 이웃을 돌보지 않고 압제한 죄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죄는 결국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받들어 섬기려는 마음으로 그분 앞에서 자신을 비우고 경배하는 일에 실패했기 때문에,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일에도 실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나라가 망하고 포로생활을 겪고 돌아온 유다 백성들을 향해 선지자들은 다시 하나님께 참된 예배를 드릴 것을 강조합니다. 이방인조차도 그가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할 때 하나님께서 그 예배를 받으시리라 선언합니다.

선지자 에스겔은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예배가 드려지는 성전으로부터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물이 흘러나가게 될 것을 예언합니다.

겸손한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의 성전이 될 수 있고,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은 그분이 받으실 만한 제사가 될 수 있다고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은 수차례 역설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메시야가 오셔서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이 그분을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이르렀다고 선언하십니다.  여기 “하나님은 영이시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임재와 행동은 장소와 사람에게 제한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당시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하나님이 예배를 받으시는 장소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예배를 어디서 드리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는 것이라 하십니다. 그 예배자가 누구인지, 그가 예배드리는 곳이 어디인지는 이제 예수님 안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사람들 가운데로 오셔서 그들의 성전이 되시고, 누구든지 그분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심으로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예배할 수 있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영으로 예배”한다는 것은, 우리가 몸으로 행하는 외적인 행위가 예배에서 무익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영으로 예배”한다는 것은, 예배 중에 하나님과의 영적인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예배 중에 하나님의 영인 성령 안에서 하나님과 나 사이에 교류가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짐승을 잡아 죽이며 제사를 드려도 하나님과의 아무런 영적인 소통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배당에 나와 앉아있어도 줄곧 딴 생각만 하다가 다시 혼자 그 예배당 문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영으로 드리는 예배가 되지 않는다면, 그 예배는 하나님과 아무 상관없는 헛된 예배, 내 마음과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못하는 죽은 예배가 될 것입니다.

한편 ‘진리로 예배”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한다는 뜻입니다.

누구든지 어디서나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당시 사마리아인들의 예배가 갖는 문제와 한계를 지적하십니다. 그들의 예배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는 채로 드리는 예배였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예배하기보다, 자신들의 욕망과 상상을 통해 빚어낸 어떤 만들어진 신에게 바치는 무지의 예배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진리로 예배할 것이라 하십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바르고 분명히 알려주실 그분이 마침내 오셨고, 여기 있는 우리에게도 그 진리의 빛이 비쳐졌습니다. 또한 이제 우리는 진리의 성령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제대로 분별하며 정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진리로 예배한다는 것은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또한 성령 안에서 나와 세상을 바르게 성찰하며 하나님께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1-2절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예배는 하나님께 나를 완전히 낮추며 내어드리는 시간, 그리하여 우리 마음과 삶에 새롭고 온전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예배당에서 드리는 의식의 예배는 우리가 일상에서 드리는 삶의 예배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주일예배에 실패한 사람이 나머지 일주일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예배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과 영과 진리로 만나는 이 예배가 참되게 드려질 때,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바로 서고, 이어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바로 서기 때문입니다. 영국 성공회 캔터베리 주교였던 윌리엄 템플은 예배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예배란 우리의 모든 인격을 하나님께 순종케 하는 것이다. 예배란 하나님의 거룩하심으로 우리의 의식을 소생시키는 것이며, 그의 진리로써 우리의 생각을 자라게 하는 것이며, 그의 아름다우심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정결케 하는 것이며, 그의 사랑을 향해 우리의 마음을 여는 것이며, 그의 원하시는 뜻에 우리의 의지를 복종시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예배에서 하나로 모아지게 되며, 이것은 우리의 본성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덜 이기적인 감정이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1년 전 송구영신예배 때 제가 여러분에게 전했던 설교입니다.그날 참석지 못한 분도 계시고, 참석하셨더라도 처음 듣는 것 같은 분도 계실 줄 압니다.

여러분 생각엔 어떠십니까? 올 한 해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셨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배는 우리가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과 진리로 그분을 예배하라 하십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을 언제나 찾으십니다.

예배의 삶은 올 한 해 노력하고 끝낼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평생 하나님을 예배할 것이고, 저 천상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 것입니다.

날마다 더욱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