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예배 (2018년 10월 14일)
- 마태복음 23장 23-37절
- 설교자: 류광현 목사
- 반면교사 – 그들의 잘못을 거울 삼아 - 마태복음 23장 23-37절.docx
이 예수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우리 내면의 상태는 어떠한가?
내가 속으로 생각하고 욕망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큰일나겠죠? 그런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그렇죠? 우리는 자라면서 그것을 적당히 감추거나 걸러내는 법을 배우고, 어쩌면 그 때문에 이 정도라도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사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십니다.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
우리는 이 말을 이렇게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너는 먼저 안을 아름답게 하라 그리하면 겉도 아름다우리라
우리의 내면은 그럼 어떻게 깨끗해질 수 있을까요? 요한복음 15장 3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의 내면을 깨끗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히브리서 9장 14절에 말씀합니다.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 그 은혜가 우리 양심을 깨끗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밖으로 나올 때 세수 안 하고 나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의식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렇게 우리 외모를 깨끗이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듯이, 우리 내면을 깨끗이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니, 예수님의 관점에서 볼 땐, 그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오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존재할 것인가, 오늘 내게 닥칠 상황들에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 내면을 근본적으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일을 위해 우리에게 오셨고, 우리의 인간적인 생명(bios)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영원한 생명, 즉 그분에게 속한 생명(Zoe)을 우리에게 약속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그분이 일하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자리를 내어드리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그들이 의인 행세를 하며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 하십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선지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비석을 꾸미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조상 때에 있었더라면 우리는 그들이 선지자의 피를 흘리는 데 참여하지 아니하였으리라”
과거 조상들의 잘못을 비판하면서, 본인들을 그 박해받은 선지자와 의인의 편에 교묘히 합류시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그렇게 “선지자를 죽인 자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하십니다.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하지만, 현재 그들의 행위는 실제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음을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들은 자기 의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과 반대로 움직이며 그분이 보내신 사람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희가 너희 조상들의 분량을 채우라”
결국 얼마후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임으로써, 그들이 자기 조상들의 길 위에 서 있었음을 증명하게 됩니다. 우리 역시 이런 모습일 수 있을 겁니다. 다른 교회나 그리스도인이 범한 잘못을 한심하다는 듯 비판하면서, 혹은 내 선배나 동료가 행한 실수나 잘못을 한심하다는 듯 비판하면서, 은근히 나는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인 듯, 묘한 자부심에 사로잡히지만, 그건 착각이요 자기기만일 뿐, 실제 나도 그들과 똑같은 길에 서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될 지도 모릅니다. 역사 속에서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요? 하나님의 사람들을 박해하고 죽였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또 정의의 이름으로 그 일을 행하였던 것을 봅니다. 문득,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이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선언했던 게 생각납니다. 물론 이제 우리는 새롭게 계시된 ‘하나님의 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의롭게 여겨짐을 받은 자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 우리가 의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새로운 하나님의 의 예수 그리스도에게 우리가 속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즉, ‘의’는 내 안에 있지 않고, 그분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중에 스스로 의인이라 칭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아무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