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예배 설교 – 2018. 10. 07

<하박국 3장 17-19절>
17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18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19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이 노래는 지휘하는 사람을 위하여 내 수금에 맞춘 것이니라


1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추수감사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까? 상황이 좋을 때 감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적으로 압니다. 늘 상황이 좋을 수는 없다는 것을. 모든 일이 늘 내가 바라는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감사하는 건 어렵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왜 그런 상황에도 감사해야 해?’ 의아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상황에도 감사하라 말씀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8) 또한 그런 상황에도 감사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1-13)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2
오늘 본문에서도 우리는 한 놀라운 고백을 듣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3:17) 선지자 하박국의 고백입니다. 물론 여기에 ‘감사’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뻐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기뻐하리라’는 고백은 ‘감사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감사하리라’는 고백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요? 이 고백은 오늘 우리의 상황 속에서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지금 내 현실이 암울하고, 열심히 수고했으나 아무 소득이 없고, 심지어 내 가진 것을 다 잃는다 할지라도,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 그 구원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감사하리라!”


3
하지만 우리는 이 선지자의 고백이 쉽게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의 시대 남유다는 국내적으론 악한 왕의 폭정 아래서, 국외적으론 주변 나라들의 침략 속에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하박국은 하나님께 호소하며 질문합니다. “이 땅에 이렇게 악이 만연한데, 어찌하여 그대로 두고 보십니까? 율법이 무시되고, 정의가 짓밟히고, 의인이 고난을 겪는데, 왜 하나님 가만히 계십니까?(1:2-4)” 어쩌면 하박국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저 악한 사람들을 혼쭐을 좀 내주시지, 왜 그냥 저대로 두십니까?” 우리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 때에도 감사할 수 있나요?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죠?


4
그 하박국의 질문에 하나님은 대답하십니다. “내가 이를 심판하고자 갈대아 사람들의 나라 바벨론을 일으켰느니라!” 그들은 “사납고 성급한 백성(1:6)”, “자기 소유 아닌 것을 모으는 자(2:6)”, “자기들의 힘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는 자들(1:11)”이라 합니다. 그러자 선지자는 다시 하나님께 질문합니다. “아니,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어찌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게 하십니까? 지금 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그물로 잡고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합니다.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해진다고 그들이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이 계속해서 저런 무자비한 짓을 하도록 놔두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입니까?(1:13-17)” 우리는 하박국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으니까요. 벌 받아야 할 악인이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모습… 지금 내 앞에 문제가 해결되길 바랬더니, 오히려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경우… 그 때에도 감사할 수 있나요?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죠?


5
그 하박국의 항변에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보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2:4) 하나님도 다 아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무능력하여 악인을 심판하지 못하는 것 아니고, 하나님이 무관심하여 의인을 고난에 방치하는 것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가 되면 결국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고, 또 구원하시리라 합니다. 거짓되고 교만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사람에게 악을 행한 사람은 결국 그 악행에 대한 보응을 도로 받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폭력으로 세워진 성읍은 아무리 높은 곳에 견고히 지었을지라도 결국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함이니라”(2:14) 그 때에는 자기 힘을 의지하고 새긴 우상을 섬겼던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이었는지 분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오직 여호와는 그 성전에 계시니 온 땅은 그 앞에서 잠잠할지니라”(2:20) 그 때에하나님 앞에서 기뻐하며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직 그 신실하심을 의지하며 사는 자. 하나님은 그 사람을 ‘의인’이라 부르십니다.